▷ 책소개 《조응》은 최근 근대적 사고방식에 대한 대대적인 성찰과 전회의 흐름을 이끄는 학자 중 한 명인 인류학계의 석학 팀 잉골드의 최신작이다. 2013년 이래 약 7년간 쓴 인문ㆍ예술 에세이를 모아 2020년에 냈다. 생태와 존재를 둘러싼 여러 예술 작업을 매개로 자신만의 철학적 노선인 ‘조응’에 관한 사유를 펼쳐 보인다.
조응이란 세계 속 우리의 존재가 인간과 비인간을 포괄하는 타자와 사물들에게 빚지고 있음을 인식하며 응답하려는 감각이자, 응답을 책임으로 바꾸어나가는 삶의 방식이다. 잉골드는 오늘날 지구를 위협하는 총체적 생태 위기가 초래된 것은 “인간이 조응하는 법을 망각했기 때문”이라고 일갈한다. 과학기술적 세계관과 기계화된 지식 생산 체계를 비판하며 공생과 지속가능성을 회복하는 삶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일상과 단절된 학술적 글쓰기를 비판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추상적 담론에 갇히는 것을 경계한다. 앎의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인류학의 경계에서, 예술·건축·디자인 영역을 넘나들며 길러온 구체적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학계를 넘어 지혜를 나누려는 태도로 조응의 글쓰기 방식까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노학자가 평생의 앎과 예술에 대한 감응을 직조해 짜낸 말의 무늬들이 독자를 느리고 깊은 읽기로 이끈다.
▷ 목차 추천의 말_이라영, 박선민
들어가며
초대하며
1장. 숲속 이야기
카렐리야 북부 어딘br>칠흑 같은 어둠과 불빛
나무라는 존재의 그늘에서
저, 거, 저것!
2장. 뱉기, 오르기, 날기, 떨어지기
거품이 이는 말의 침
어느 등산가의 슬픔
비행기에서
눈이 내리는 소리
3장. 땅속으로 숨기
가위바위보
애드 코엘룸
우리는 떠 있을까?
대피소
징역살이
4장. 지구의 나이
운명의 원소
돌의 삶
돌제부두
멸종에 대하여
자기 강화에 관한 세 가지 우화
5장. 선, 주름, 실
풍경 속 선들
분필선과 그림자
주름
선을 데리고 산책하기
글자선과 취소선
6장. 말을 다시 사랑하기 위하여
세계와 만나는 말
손 글씨를 옹호하며
디아볼리즘과 로고필리아
차가운 푸른 철
다음을 기약하며
응답의 글_주윤정
▷ 저자소개 팀 잉골드(Tim Ingold)팀 잉골드는 애버딘대학교의 사회인류학 명예교수다. 1948년생으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9년부터 애버딘대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70년대부터 핀란드 라플란드 지역 사미족을 대상으로 현장 연구를 수행했으며 생태학, 진화론, 환경에 대한 지각과 숙련된 기술의 수행 등을 주제로 글을 썼다. 인류학과 고고학, 예술, 디자인 및 건축의 접점을 찾는 교육과 연구를 해왔다.주요 저서로는 《라인스Lines》(2007), 《메이킹Making》(2013), 《모든 것은 선을 만든다The Life of Lines》(2015), 《팀 잉골드의 인류학 강의Anthropology》(2018), 《조응Correspondences》(2020) 등이 있다. 영국학사원과 에든버러 왕립학회 회원이며 2022년에는 인류학에 기여한 공로로 대영제국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