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이탈리아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플뢰르 이애기의 대표작 『아름다운 나날』이 단행본으로 재출간되었다. 이애기는 매 작품마다 지극히 세밀하고 건조한 문체로 삶과 죽음, 욕망과 상실에 대한 통찰을 그려내 이탈리아 문학을 세계에 알린 독보적인 여성 작가라고 평가받는다. 수록작 「아름다운 나날」과 「프롤레테르카호」는 한없이 순수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녀 시절의 절망과 상실을 그린 작품들이다. 어려서 가족의 죽음이나 원치 않는 이별을 경험했던 주인공들은 부당하게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안고 자란다. 두 작품은 불완전한 세상과 거짓말 같은 인생에 휘청거리는, 소녀들만의 예민한 감수성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작품들 속에서 그들은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미성숙한 존재가 아니라, 절망을 응시함으로써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볼 줄 아는 존재로 살아 숨 쉰다.“이 책을 읽는 시간은 대략 네 시간이지만, 작가와 함께했던 기억은 평생토록 갈 것이다.”(조지프 브로드스키)라고 평가받기도 한 『아름다운 나날』은 좌절과 상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인생에 대한 진지한 열망을 담아 전 세계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 수작이다.
▷ 저자소개 플뢰르 이애기1940년 7월 31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태어났다. 스위스의 외딴 산골지방을 전전하며 자라야 했던 유년기의 기억은 훗날 그녀 작품의 원천이 되었다. 로마에 정착한 뒤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토마스 베른하르트 등 당대 주요 작가들과 어울렸다. 1968년 이애기는 작가이자 편집자인 로베르토 칼라소와 결혼했고, 밀라노로 이주해 데뷔작 『손가락을 입에 물고』를 발표했다. 그 후 『수호천사』, 『물의 형상』 등 여러 작품을 발표해 오다가 1989년 아름다우면서도 위태로운 10대 소녀의 감성을 그린 『아름다운 나날』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이탈리아의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문학상인 바구타 상과 유럽 보카치오 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또한 『하늘의 두려움』으로 모라비아 상을 『프롤레테르카호』로 바일라테 알데리고 살라 상, 비아레조 상 등을 수상했으며, 특히 이 작품은 수전 손택이 심사하고 ≪타임≫이 뽑은 2003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천부적인 글쓰기 감각과 섬세한 감수성으로 지독한 고독감을 역설적인 아름다움으로 그려내는 이애기는, 마르셀 슈보브, 토머스 드퀸시의 작품을 번역하거나, 로베르트 발저에 대한 평론을 쓰기도 했으며, 그 외에도 희곡 작가나 작사가로 활약했다. 작가이자 평론가, 번역자 등 문단의 다양한 영역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이탈리아어 문학에 기여해 온 플뢰르 이애기는 이 시대에 꼭 기억할 만한 여성 작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