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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북]분해의 철학 :부패와 발효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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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하나북]분해의 철학 :부패와 발효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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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악취가 나고 형체가 흐물흐물해지는 부패에 대해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그러나 부패 없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발효란 부패의 일종이며, 어쩌다가 인간에게 유용하게 된 부패 현상을 ‘발효’라 부르는 데 불과하다. 또한 썩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 쓰레기는 쌓여만 가고, 자연적 분해 능력을 넘어선 온실 가스에 의해 기후 위기는 눈앞에 닥쳐왔다.

이 책은 농업사학자 후지하라 다쓰시가 생태학 개념인 ‘분해’를 주제어로 삼아 철학, 생물학, 인류학, 문학 등 학문의 틀을 뛰어넘어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분해 현상에 새롭게 빛을 비춘 책이다. ‘분해’는 자연 세계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낙엽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듯, 망가진 자동차는 폐차장에서 분해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만일 그런 분해 과정이 없다면, 폐차는 부패되지 않은 채 쓰레기로 지상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 것이다.

생산과 소비의 닫힌 순환에서 벗어나 ‘분해’의 관점으로 눈을 돌리면, 쓰레기를 수집하거나 부서진 물건을 고치는 노동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깨닫게 된다. 나아가 우리 자신도 자연 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해야 하며, 지금까지 그 역할을 자각하지 못했기에 기후 위기를 초래했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활성화해야 할 것은 생산력이 아니라 ‘부패력’이라고 말한다. 가장 위험한 세계는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독창적 논지로 일본 최고의 학술상인 제41회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저자소개

후지하라 다쓰시

藤原辰史1976년 홋카이도에서 태어났다. 교토대학 대학원 인간·환경학연구과에서 인간·환경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도쿄대학 대학원 농학·생명과학연구과를 거쳐 현재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 교수로 재직 중이다. 로베르트 보슈 의학사연구소 객원 연구원, 하이델베르크 대학 트랜스문화연구센터 객원 교수를 역임했다. 농업기술사, 음식사상사, 환경사, 독일 현대사를 가로지르며 활발한 저작 및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2019년 출간한 저작 『분해의 철학』은 제41회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급식의 역사』 『순무의 겨울』 『벼의 대동아공영권』 『나치의 주방』 『먹기 생각하기』 『트랙터의 세계사』 등이 있다.

▷ 목차

프롤로그: 생겨나면서 손상된다
1 청소 아저씨
2 속성을 상실한 것들의 필요성
3 인간계와 자연계의 틈새에서
4 파손된 것의 이념: 나폴리의 기술
5 기능에서 단절된 기관

1장 ‘제국’의 형태 - 네그리와 하트의 ‘부패’ 개념에 대하여
1 숨겨지는 부패
2 토양 쪽에서 사유하기
3 ‘제국’을 그리다
4 부패를 사유하다
5 분해자로서의 다중
6 역사에서 배우기

2장 나무블럭의 철학 - 프뢰벨의 유치원에 대하여
1 무너뜨리는 장난감
2 프뢰벨의 유치원
3 프뢰벨의 나무블럭 철학
4 나무블럭의 무한성
5 인간과 식물은 자라는 존재
6 노래와 소리
7 먹는 분해자들

3장 인류의 임계 - 차페크의 미래소설에 대하여
1 ‘분해 세계’와 ‘분해에 저항하는 세계’
2 『마크로풀로스 사건』
3 더 이상 신의 미숙아가 아니라
4 메치니코프의 요구르트
5 인류는 언제까지 지속할까
6 인류의 임계로: 로봇의 반란
7 로봇과 인류의 혼교
8 노동 해방에 의한 인류의 멸망: 『도롱뇽과의 전쟁』
9 너무 부서진다고 하는 문제: 『압솔루트노 공장』과 『크라카티트』
10 로봇의 후예들
11 아마추어 원예가의 생태학
12 차페크의 임계에서 도약을

4장 넝마주이의 마리아 - 법과 일상의 틈새에서
1 넝마주이, 어떤 분해자
2 메이지의 ‘넝마주이’
3 쓰레기 세계의 치안과 위생
4 양아치와 룸펜 프롤레타리아트
5 폴란드에서 개미촌으로
6 만주에서 개미촌으로
7 ‘개미촌’이라는 무대에서
8 부끄러움과 유쾌함
9 쓰레기를 먹는다

5장 떠들썩한 장례식 - 생태학사 속의 ‘분해자’
1 생태계라는 개념
2 생산자와 소비자와 분해자
3 ‘분해자’란 무엇인가
4 ‘분해자’ 개념의 탄생
5 장의사와 재활용 업체
6 얼룩말과 연어와 고래의 ‘장례’
7 인간의 ‘장례’
8 똥 속의 보석
9 파브르의 소똥구리
10 분해 세계로서의 번데기

6장 수리의 미학 - 수선한다, 푼다, 베푼다
1 계획적 진부화
2 감축
3 쟁기를 유지 보수한다
4 유지 보수와 애착
5 금수선
6 그릇의 ‘경br>7 ‘푼다/풀린다’와 ‘맺는다’
8 ‘푼다/풀린다’와 ‘때’

에필로그: 분해의 향연
1 장치를 발효시킨다
2 식(食) 현상의 확장적 고찰
3 물어 죽이는 축제

후기를 대신하여

옮긴이의 말

▷ 출판사리뷰

■ “생산력이 아니라 분해력을 드높이자.”
가장 위험한 세계는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
생산과 성장의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던 분해의 세계를 만나다

악취가 나고 형체가 흐물흐물해지는 부패에 대해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음식물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부패는 당연히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 사회에서 부패는 언제나 그늘 속의 존재다. 그러나 부패 없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예컨대 발효란 부패의 일종이며, 어쩌다가 인간에게 유용하게 된 부패 현상을 ‘발효’라 부르는 데 불과하다. 또한 썩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 쓰레기는 쌓여만 가고, 자연적 분해 능력을 넘어선 온실 가스에 의해 기후 위기는 눈앞에 닥쳐왔다. 부패와 분해를 고려하지 않는 근대적 생산과 성장의 관점으로는 이 위기를 풀어낼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책 『분해의 철학』은 농업사학자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가 생태학 개념인 ‘분해’를 주제어로 삼아 철학, 생물학, 인류학, 문학 등 학문의 틀을 뛰어넘어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분해 현상에 새롭게 빛을 비춘 책이다. ‘분해’는 자연 세계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낙엽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듯, 망가진 자동차는 폐차장에서 분해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만일 그런 분해 과정이 없다면, 폐차는 부패되지 않은 채 쓰레기로 지상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 것이다.

이렇듯 생산과 소비의 닫힌 순환에서 벗어나 ‘분해’의 관점으로 눈을 돌리면, 쓰레기를 수집하거나 부서진 물건을 고치는 노동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깨닫게 된다. 나아가 우리 자신도 자연 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해야 하며, 지금까지 그 역할을 자각하지 못했기에 기후 위기를 초래했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활성화해야 할 것은 생산력이 아니라 ‘부패력’이라고 말한다. 가장 위험한 세계는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독창적 논지로 일본 최고의 학술상인 제41회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왜 분해의 철학인가 - 폐지 줍기에서 소똥구리까지

2022년 KBS 기획보도 「GPS와 리어카」에 따르면, 폐지수집 노인들이 우리나라 단독주택 지역에서 배출되는 폐지 재활용 중 무려 60%에 해당하는 양의 폐지를 수집하고 있다고 한다. 형편없는 벌이에도 노인들은 자부심을 갖고 있는데, 본인의 일이 자원 재활용에 일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난한 노인들은 개인의 생계를 위해 폐지를 줍지만, 이 일은 동시에 사회적이고 생태적인 가치도 지닌다. 이런 활동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분해’ 활동이며, 그 담당자들은 생산의 사회에서 탈락된 주변자들이다.

“그들은 ‘분해’ 활동을 영위하고 있다. 줍는다는 작용은 인류의 근원적인 작용이라고 할 만한 것이다. 경제사 속에서는 실로 상업 종사자이지만, 지구 역사 속에서는 분명히 분해자다. 인간과 그 인간들의 서식처인 지구가 폐기물에 매몰당하지 않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다.” (217쪽)

이처럼 분해 활동은 자연계의 물질 순환에서만이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기능한다. 넝마주이부터 소나 말의 사체 처리, 쓰레기 수거 등에 이르기까지 소재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가공하는 존재인 분해자는 그간 사회적으로 금기시되어온 역사적 경위로 인해 경시당하고 있을 뿐이다. 가축의 분뇨를 토양에 돌려주는 농업 종사자도, 낡은 가구나 가전제품 등을 파는 재활용품 판매업자도 모두 중요한 분해 작용을 수행하고 있다.

저자는 자신이 살던 공공 주택에서 만난 청소 아저씨 이야기로부터 프롤로그를 시작한다(이 책은 청소 아저씨에게 헌정되었다). 청소 아저씨는 공용 통로를 청소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쓰레기로 배출된 골판지나 스티로폼을 재사용하여 공룡, 자동차 등의 장난감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해주곤 했는데, 이로 인해 주민들에게 애정 어린 존경의 대상이 되었다. 그것은 “마치 부패해가는 쌀에서 알코올을 산출하는 미생물과 같은, 혹은 부패를 제어하여 양질의 술을 빚어내는 양조의 장인과 같은, 그런 발효의 담당자들이 하는 일과 같았다.”(21쪽)

저자는 이 경험에서 통찰을 얻어 ‘분해의 철학’이라는 관점에서 세상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한다. 청소 아저씨의 활동을 통해 신품 문화에 중독된 소비자로서의 자신을 반성하고, 우리 모두가 분해라는 장대한 사업에 참가하고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먹는 주체이자 배설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은 분해 생태계의 일부다. 이 책은 청소 아저씨와의 만남에서 시작하여 유치원, 과학소설, 넝마주이, 생태학, 소똥구리, 수리의 세계 등 다종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면서 ‘분해’라는 가능성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그 모든 영역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분해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계와 인간계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청소 아저씨가 쓰레기로 장난감을 만들듯, 분해는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것을 분해하고 버리는 걸 촉진할 뿐만 아니라 분해 과정에서 여러 부산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 점에서 분해는 단순히 해체나 파괴가 아니라 “하나의 전체를 위한 ‘기능’을 부여받고 있던 요소들을, 잠재적으로 모든 존재들을 위해 미칠 수 있는 ‘작용’을 가진 요소들로 변화시키는”(346쪽) 창조적인 과정이다. 예컨대 부패된 동물의 시체는 한 마리의 개체성에서 벗어남으로써 수많은 미생물들의 먹이가 되며, 폐차된 자동차 한 대는 수많은 자동차들의 부품이 된다.

이렇듯 ‘분해의 철학’의 시점에서 바라보면, 역사가 일직선으로 발전해왔다는 근대 자본주의 세계관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난다. 근대화는 부패와 발효로 이루어진 분해 세계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진보 혹은 발전이라고 암묵적으로 간주해왔으나, 실제로 그것은 인간 사회가 지구에서 일어나는 분해 생태계로부터 이탈하는 것에 불과했다. 이러한 이탈로 인해 분해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간과함으로써 현재의 기후 위기와 환경 위기를 불러온 셈이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급격히 단순화되어버린 현대 사회의 닫힌 세계관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도 분해 개념은 유효성을 갖는다.

■ 인간 이외의 존재를 통해 인간적인 것을 보다

저자는 역사학자답게 충실한 사료에 바탕을 두고 인문학과 생태학을 넘나드는 참신한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철학자다운 예리한 비평적 시각을 놓치지 않는다. 저자는 진중한 문제의식의 소유자이면서도 경쾌한 스텝을 밟을 줄 아는 사람이다. 차례에서도 드러나듯, 지구 전체의 문제를 친숙한 아이템을 선정해 요리해내고 있다. 다종다양한 식물들과 아이들이 함께 성장해가는 유치원, 지렁이가 기어 다니고 원예가가 손가락으로 들쑤시고 소똥구리가 제 새끼들을 위해 똥 침대를 차려놓는 토양 세계, 소유권을 상실한 쓰레기를 보물로 변모시키는 넝마주이 동네 등 다양한 분해의 장소를 탐사하여 그 역동적인 분해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생산, 소비, 분해 같은 기본 개념들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분해를 중심에 놓으면, 기존에 우리가 생각했던 생산과 소비는 전혀 다른 의미를 띠게 되기 때문이다.

차례를 간략히 살펴보자. 우선 1장 「‘제국’의 형태」에서는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의 ‘제국’ 논의를 참조하면서 신품 문화에 잠재해 있는 취약 지점을 탐사한다. 네그리와 하트는 자본주의의 새로운 형태인 ‘제국’을 그리기 위해서는 생산력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여 부패 개념을 추가했다. 요컨대 이 새로운 세계 질서는 부패를 미리 예상하고 있으며, 그래서 부패한 부분을 제대로 이용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의 ‘제국’은 자연을 상품화함으로써 자연의 부패 기능을 약화시켜왔고, 세상은 이 현상을 ‘환경 문제’라 불러왔다. 여기가 전 지구적 ‘제국’의 아킬레스건이다. 저자는 생산력이 아니라 부패력에, 구축력이 아니라 분해력에 초점을 맞출 때 ‘제국’을 와해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서 2장 「나무블럭의 철학」에서는 분해론의 기본 모델로서 나무블록 놀이와 유치원을 이야기한다. 유치원의 창설자인 프리드리히 프뢰벨이 고안한 나무블럭 놀이는 조립과 건축과 결합의 놀이임과 동시에 처음 창안되었을 때부터 이미 분해와 붕괴의 놀이였음이 밝혀진다. 나무블럭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저자는 단순한 환경 및 순환 모델을 넘어서 분해 과정 속에 들어 있는 파괴성과 창조성의 가능성을 짚어낸다.

3장 「인류의 임계」에서는 카렐 차페크의 과학소설들이 주요하게 다뤄진다.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쓰고 소설 『R.U.R. 로봇』을 지은 작가 차페크는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파국적 사건을 겪으면서 이 지구상에서 인류가 어떤 식으로 소멸될 수 있는가 하는 인류사의 임계를 사고 실험했던 작가였다. 저자는 차페크의 주요 작품을 거의 전부 다루면서 그가 얼마나 깊숙이까지 인간과 지구의 문제를 파고들었는지 알려준다. 불로불사를 꿈꾸는 인간들과 폐기될 처지에 있는 로봇 사이의 긴장관계를 통해 분해가 생명 또는 생산을 앞서는 역전의 논리를 캐낸다.

4장 「넝마주이의 마리아」에서는 쓰레기 줍는 사람들의 사회와 역사를 다룬다. 특히 부당할 정도로 역사 속에서 폄하당해 온 룸펜 프롤레타리아트의 복권 및 재평가가 이루어진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넝마주이를 자연계의 분해자들에 비겨도 결코 뒤지지 않을 인류 최고의 분해자로 격상시킨 명예 회복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에도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넝마주이들의 역사와 사회상을 통해 그들의 삶과 가치를 복원해내고, 그들이 어떤 점에서 과잉 생산의 분해자들인지를 감동적으로 전해준다.

5장 「떠들썩한 장례식」에서는 생태학의 역사 속에서 ‘분해자’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했고 변천되어 왔는지 이야기한다. 나아가 자연 생태계에서 연어, 고래, 소똥구리 등이 어떻게 분해되고 분해하는 역할을 담당하는지를 상세히 보여준다. 생산과 소비라는 경제학적 개념에 오염된 근대 생물학적 순환의 관념을 넘어 ‘분해’에 주목함으로써, 생태계가 시장의 교환체계가 아닌 떠들썩한 분해의 장례식장임을 보여준다. 분해는 분해하는 측과 분해되는 측의 암묵적 협력 관계가 전제된 작업이다. 이렇게 분해 작용의 담당자가 시시각각 변화해감을 보여주면서, 저자는 생태학적 차원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와 분해자의 구분이란 위계적일 수도 없고 완전히 구분되지도 않는다는 것, 그렇기에 우리 자신이 분해자로서의 역할을 자각할 필요가 있음을 이야기한다.

6장 「수리의 미학」에서는 수리 및 수선 세계의 역동성을 분해의 관점에서 사유해간다. 배터리가 열화된 제품의 동작 속도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는 ‘계획적 진부화’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하여 ‘수리의 권리’와도 연동되는 논의로 이어진다. 특히 ‘금수선’이라는 일본의 전통 도자기 수리법도 이야기하면서, 오히려 완벽한 것보다는 부서진 것이 본래적인 자신에게 가까워지는 역설을 발견한다. 수리하고 수선하는 일도, 농약과 비료를 절감하는 농업도, 그리고 시간이 드는 요리와 식사도 그 자체로 인간의 다양한 관계를 자연스레 연결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이토록 다채로운 분해 영역을 탐사하는 까닭은 인간 이외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생태적 역할을 복원해 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토양이나 해양 속에서 미생물들에 의해 숙련된 방식으로 진행되는 동식물 시체의 분해가 얼마나 우리의 생활에 밀착한 것인지 찾아내려 한다. 인간 이외의 존재에 주목함으로써 인간적인 것을 알 수 있다는 것, 바로 그것이 이 책의 주요 테마 중 하나다.

이 책은 현대 사회에 대한 생태학적 비판인 동시에 생산-소비라는 일방향적 순환에 맞서는 분해 운동의 상상력을 제시한다. 이러한 생각이 중요한 것은 ‘환경’과 ‘생태’라는 말이 거기에 내포된 위험성을 일단 해독시킨 다음에는 마치 부적처럼 온갖 다양한 토론이나 문서의 결론으로 사용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그런 식이 아니라, 대체 어떠한 작용이 순환의 전제가 되고 있는지를 짚지 않으면 안 된다. 원래 순환이나 지속가능성이라 불리는 현상은 그런 반들반들하고 반짝거리는 현상이 아니라, 거칠고 누덕누덕하며 껍질은 벗겨지고 알맹이는 튀어나와 대단히 가혹하고 마구 북적이며 악취가 물씬 풍기는 현상이다.”(26쪽)

근대 문명은 이러한 분해의 단계를 축소시켜버렸다. 우리가 쓰레기를 버리거나 오줌똥을 눈 다음, 공장이나 핵발전소에서 폐기물들을 버린 다음 그것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깜깜한 채로 있는 동안, 쓰레기 오물의 분해 단계를 최소한으로 줄여버린 것이다. 그 극한이 플라스틱이다. 우리는 지금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단계까지 와버렸다. 따라서 저자가 말하듯 지금 “활성화시켜야 할 것은 생산 과정이 아니라 분해 과정이다.”(72쪽) 생산력이 아니라 부패력을, 구축력이 아니라 분해력을 드높이자. 이것이 새로운 지구로 향해가는 출발점이라면 정말이지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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