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이 2021년 봄부터 2년 여간 만나온 여성 홈리스 7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작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를 통해 홈리스 스스로가 말하는 가난의 경로를 듣고 적었던 반빈곤 활동가들과 야학 교사들은 그 작업에서조차 제대로 들을 수 없었던 여성 홈리스들의 목소리를 찾아 역사와 공원, 거리 구석구석을 헤매며 “미친 여자” “성난 여자” “말을 꺼리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주워 담았다.
“무서운” 거리 대신 공원의 화장실을 집 삼은 가혜의 “이상한” 말들, 역에선 목소리 큰 싸움꾼으로 통하지만 늘 소중한 먹거리와 살림살이들을 뺏기기만 하는 경숙이 불안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쏟아낸 말들, “내 코가 석자인” 홈리스 당사자이면서도 홈리스를 돕는 활동가로 일하는 가숙의 아리송한 이야기들은 IMF 외환위기 이후 실직한 가장의 무너진 삶, 폐지 줍는 남성 노인의 신산한 말년 등으로 재현돼 왔던 홈리스 빈곤 서사에 균열을 가하면서 폭력으로부터 탈출해 집을 나온 여자, 거리의 거친 삶을 자기 식대로 헤쳐나가며 “자유”를 말하는 여자, 쉼터와 옥탑방을 전전하면서도 일을 멈추지 않았던 여자, 그리고 미쳐 버린 여자들의 이야기로 새로운 가난의 경로를 그려낸다. 큼직한 사회적 변화의 단계마다 자신의 삶을 끼워 넣으며 성실한 일꾼으로 살았음을 말하는 남성 홈리스들의 서사와 달리 뭉텅뭉텅 비어 있고, 말하지 않는(/못한) 것들 투성이인 이 여자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그 공백을 통해 오히려 우리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진다.
▷ 목차 화장실에 사는 여자 / 가혜 이야기 / 이재임 9
난 나한테 높임을 써 / 기세의 강경숙 / 홍수경 35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한 것이…… / 광장의 서가숙 /박소영 오규상 65
누가 뭐라든 꿋꿋이 / 미희 이야기 / 홍수경 105
두 여자 / 영주와 나 / 최현숙 131
너희에게 / 딸들에게 보내는 편지 / 김진희 171
“아저씨는 너무나 깨끗해요” / 돌보는 길순자 이야기 / 홍혜은 199
에필로그 / 이재임 233
덧붙이는 말 / 홈리스가 말하는 홈리스 정책 / 서가숙 247
▷ 저자소개 홈리스행동 생애사 기록팀양동 쪽방촌 재개발로 주민들이 쫓겨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쪽방촌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하고자 홈리스행동ㆍ빈곤사회연대 활동가들과 홈리스야학 교사들이 뭉쳤다. 첫 책으로 『힐튼호텔 옆 쪽방촌 이야기』를 썼고, 그간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여성 홈리스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이 책을 기획했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 빈곤 계층이 직접 증언하는 삶을 듣고 쓰려 한다.지은이 김진희남편이 사업으로 빚을 지게 되면서 아이와 함께 집을 나왔다. 모자 동반 쉼터에서 생활하며 채무 금융 상담, 사회복지 일 등을 해왔다. 반지하와 옥탑방, 전셋집을 거쳐 지금은 공공 임대 아파트에 살고 있다.박소영홈리스야학에서 활동했다. 작고 연약한 존재들이 제 몫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꿈꾼다.오규상‘집’에 관심이 있다. 홈리스 운동의 현장과 진보적 장애인 운동의 자리에서 활동 중이다.이재임 반빈곤운동 단체 빈곤사회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길 위에서 투쟁하는 이들과 편먹고 편들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최현숙구술 생애사 작가이자 소설가. 홈리스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구술 생애사를 바탕으로 글을 쓴다.홍수경홈리스행동에서 활동한다. 저항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잘 기록하고 싶다.홍혜은홈리스행동 자원활동가. 서울대학교 여성학협동과정에서 공부 중이다. 여성에 대해 말할 때 돈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돈 걱정없는 사람들의 깔끔한 이야기만 남는다. 말끝마다 돈타령하는 여자들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만들고야 말겠다.